요짐보(用心棒)와 츠바키 산주로(椿三十郞)
2007년 2월 28일 by 김 승엽 View blog reactions
구로사와 아키라가 감독하고 미후네 토시로가 주연한 이 두 편의 영화에서는 창 너머 펼쳐진 광경을 보며 즉흥적으로 스스로를 쿠와바타케 산주로 (桑畑三十郞) 혹은 츠바키 산주로 (椿三十郞)[1] 라고 자신의 이름을 지어내는 낭인이 등장한다.
요짐보의 맨 첫 장면에서 나오는 것처럼 그는 긴 막대를 공중으로 집어던져 갈 길을 정하는, 말 그대로 정처없이 떠도는 떠돌이이며 또한 십 수명의 상대를 순식간에 해치우는 대단한 실력을 가진 검객이기도 하다.
두 영화는 거침없고 눈치 빠르며 지략가이기도 한 이 낭인이 두 야쿠자의 세력 싸움으로 피폐해져 가는 마을에 머물며 그 두 집단을 동시에 없애 마을의 평화를 찾아온다는 내용과 반역자를 고발하려다 오히려 반역자에 의해 위험에 빠진 9명의 젊은 무사를 만나 그들을 도와주게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40여년 전의 영화지만 오락영화로서 재미는 충분히 느낄 수 있으며 특히 주인공인 산주로 역을 맡은 미후네 토시로의 매력이 돋보이는데, 겉으로는 거칠지만 위험에 처한 약자들을 돕기 위해 자신의 위험을 마다하지 않는 산주로의 모습은 이 후 황야의 무법자나 라스트 맨 스탠딩 같은 영화로 재 탄생 되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는 두 야쿠자 사이를 오가며 두 집단을 파멸로 이끄는 요짐보가 조금 삭막하며 메마른 느낌이었다면 츠바키 산주로의 경우는 순진하고 혈기왕성한 아홉 명의 젊은 무사들과 두 모녀의 등장으로 코믹함도 함께해서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검술 장면은 영화를 통 털어 두 세번 정도 밖에 등장하지 않고 또 짧기 때문에 요즘 나오는 액션 영화에 비해 밋밋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순식간에 승부가 결정나는 결투와 미후네 토시로의 표정에서 느껴지는 박진감 만큼은 정말 최고다.
아래는 요짐보의 마지막 장면에서 식칼을 품에 넣고 권총을 든 상대가 더 이상 다가오지 말라고 하자 씨익 웃어주며 특유의 어깨 움직임과 함께 다가가는 미후네 토시로의 모습.

- 뽕밭 서른살 사내 , 동백나무 서른살 사내 정도의 뜻 1962년 발표된 츠바키 산주로는 1961년 발표된 요짐보의 비공식적인 속편이라고 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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