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od the last Vampire
2007년 4월 9일 by 김 승엽Tweet
Blood The last vampire
한 동안 애니메이션을 보지 않던 내 입 맛에 딱 맞는 작품 하나가 레이더에 걸렸다. 작품명은 “블러드 – 더 라스트 뱀파이어(Blood – The last Vampire)”, 풀 디지털 애니메이션이라는 꼬리표와 함께 약 50분 (정확하게는 48분)의 시간을 빼앗아간 이 작품은 2D 와 3D 그래픽이 어떻게 결합할 수 있으며 그 미래가 어떠할 것인지를 짐작할 수 있게 해 주는 작품이며 또한 일본의 애니메이션 산업의 단면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기도 하다.[1]
이 작품에 대한 소문을 들은 것은 반 년이 넘었는데 소문만으로도 이 작품이 매우 매니아적 취향의 작품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국내 영화제에 상영되었던 게 아마 2000년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뱀파이어 헌터 D와 블러드 더 라스트 뱀파이어가 그 때 즈음 개봉되어 필자의 호기심을 자극했었다) 1960년대 일본 요코다 미군기지를 배경으로 세일러복의 소녀가 뱀파이어 사냥을 나서는 이야기만으로도 흥미를 끌었던 것이다. – 이 세일러복에 대한 일본인들의 집착은 상당히 뿌리 깊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 세일러복을 입고 총질을 해대는 여고생을 다룬 영화가 있는가 하면 세일러복을 입은 정의의 사도에 이제는 세일러복을 입고 귀신까지 잡으니 세일러복을 전투복이라도 불러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까지 하게 한다. (세일러복과는 이질적인 이미지와의 결합으로 새로운 이미지를 창출해보자는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너무 많이 써먹은 수법이라 요즘엔 좀 따분하다고 느껴진다)
Play Station 2 용의 게임 소프트로도 제작 발매되었다고 하는 이 작품은 “야수의 밤”이라는 오시이 마모루 작의 소설로도 발매되었다. 이러한 블러드의 기획이 지금까지와 상당히 다르다고 볼 수 있다. 같은 뱀파이어 소재의 작품 중 대표적인 뱀파이어 헌터 D 의 경우와 비교해 볼 때 뱀파이어헌터 D가 소설로 먼저 출판되고 이러한 소설의 인기를 바탕으로 애니메이션 화와 게임화가 되었다는 사실을 생각해 보면 이 블러드 더 라스트 뱀파이어 같은 작품의 경우는 기획에서부터 소설과 게임화를 염두에 두고 기획되었다는 점이 다르다고 할 수 있을 것 이다. 물론 이러한 경향이 이전에 아주 없었다고 할 수는 없지만 블러드는 애니메이션의 내용에서 관객들을 완벽하게 만족 시키지 않고 관객이 다른 매체 즉 소설이나 게임 등 다른 매체를 통해 이 블러드란 작품에 대한 정보를 얻도록 하여 마치 관객이 블러드란 작품에 숨겨진 수수께끼를 풀도록 하는 방식이라면 어느 정도 설명이 될 것 같다.[2]
주인공 사야
그녀의 치켜올라간 눈썹과 날카로운 눈매는 그녀가 입고 있는 교복이나 땋은 머리와는 별로 어울리지 않지만 그녀의 성격을 드러내는 데는 성공적인 것 같다.
그래서인지 애니메이션 블러드 더 라스트 뱀파이어는 플레이 시간도 상당히 짧을 뿐 아니라 내용역시 이곳저곳에 비밀을 숨겨둔 상당히 모호한 모양이다. 주인공인 사야(小夜)의 정체에서부터 그녀가 뱀파이어 사냥에 나서게 된 이유가 일단 애니메이션에서는 드러나지 않는다. 마치 이제 막 시작된 TV 시리즈의 1편을 본 것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 이제 막 시작되려하는 무언가만 을 잠깐 보여주고는 블러드 더 라스트 뱀파이어는 끝이 나고 만다. 키타쿠보 감독은 자신의 작품에 이렇다 저렇다 설명을 구구하게 늘어놓는 것이 자신의 작품을 어느 하나의 관점으로 옭아매게 되는 것뿐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필자가 짐작하는 블러드의 설정은 대충 이럴 것 같다. 사야라는 이름의 소녀는 데이빗이라는 남자가 말하듯 오리지널 . 즉 Pure 뱀파이어 일 가능성이 높다.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사진에 적혀 있는 연도와 뱀파이어라는 글자에서 그것을 유추 해볼 수 있고 앞부분 그녀가 십자가를 쳐내는 모습에서도 짐작이 가능하다. 그런데 그녀가 왜 뱀파이어 사냥을 하게 되었는지의 이유는 쉽게 알 수가 없다. 뱀파이어 헌터 D 에서의 던필 D처럼 자신과 같은 불행을 막기 위해서도 아니고 왜 순수한 뱀파이어가 뱀파이어 사냥을 하게 되었는가 하는 이유는 쉽게 짐작할 수 없다. 한가지 의문점이 더 있다면 마지막 그녀가 죽인 뱀파이어에게 자신의 피를 떨어드려 주는 장면에서 왜 그녀가 슬픈 눈을 하고 있냐는 것이다. 마치 자신의 피로 죽어가는 영혼에게 안식이라도 주는 모양으로 그녀는 그렇게 죽어가는 뱀파이어에게 피를 떨어뜨려 주고 있는 것이다. 뭔가 더 이상의 설명의 여지가 남아 있지만 그것이 이 블러드가 노리는 것이 아닌지… 에반 겔리온의 모호한 엔딩이 수많은 팬들의 원성을 자아내며 극장 판으로 그 엔딩을 보여준 것처럼 블러드 역시 그런 선상에서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양호 선생님
평범하기 그지없는 이 선생님은 사야의 등장과 함께 자신도 믿을 수 없는 경험을 하게 된다. 스스로도 자신의 눈을 믿을 수 없지만 부서진 건물의 잔해는 그 사건이 실제로 일어났다는 것을 그녀에게 확인시켜준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 블러드의 설정이 그렇게 참신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뱀파이어 사냥에 대한 이야기는 지금까지도 많았고 인간적인 뱀파이어의 모습을 그렸던 다른 멋진 작품들에 비해 너무 짧은 내용에 빛을 발하고 있지는 못하다고 해야 할까. 매니아 적인 취향이긴 하지만 더 깊은 사정이 나오기 전까지는 뱀파이어를 다룬 다른 작품들에 비해 특출하지는 않다는 생각이다. 일본도를 사용하여 뱀파이어를 베는 소녀가 매력적이긴 하지만 그에 뒷받침 해줄 다른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물론 소설이나 게임에서 그런 무언가를 뒷받침 해주겠지만 너무 상술에 치우친 기획이라는 생각이 강한 것도 사실이다.
그녀는…
애니메이션이 끝날 무렵 사야의 정체가 드러난다. 서기 1892 라고 붙어 있는 종이 밑의 사진이 그녀의 얼굴에 동그라미가 그려진 채 놓여져 있는 것이다. 1892년부터 살아왔는데 늙지도 않고 예전 그대로의 모습이라면….. 그녀는 뱀파이어를 사냥하는 뱀파이어… 그렇다면 오리지널이라고 하는 그녀가 일본도를 휘두르며 다른 뱀파이어들을 사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작품의 전반적인 이야기는 그만하고 작품의 질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가 보자면 정말 2D와 3D가 어떻게 결합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해답을 보여주기라도 하듯이 깔끔하고 사실적이다. 기억나는 장면이라는 대형 수송기가 이륙하는 장면이라던 지 멀리서 공군기지의 전경을 보여주는 장면들이 기억에 나는데 그러한 장면들에서 블러드는 2D에서 보여 주기 힘든 부분을 3D의 장점을 이용해 보여줌으로 해서 그 효과를 극대화 시켰다. 사실 2D에서의 원근감은 실제에서의 그것과는 조금 다른데 그러한 원근감을 3D를 통해 살려서 사실적인 화면을 만들어 냈다. – 몇몇 장면들을 보면서 잠시 게임의 Intro를 보여주는 것 같은 감각적이고 빠른 영상들이라는 생각을 했다. –
셀을 사용하지 않고 완전한 디지털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이 작품은 필름화 공정을 거치지 않고 디지털 신호를 그대로 프로젝트를 통해 영사시킴으로써 필름 프린트 상영에 비해 한층 선명한 영상을 보여준다는 특징이 있다. 이번 디지털 상영에서 활용되는 HD 24P라는 시스템은 영화 촬영, 편집 과정이 디지털화로 변하면서 발전된 상영 방식으로 앞으로 개봉될 스타워즈 에피소드 2,3의 디지털 상영을 위해 도입된 것이다. 1920 * 1080 픽셀의 HD규격 고화질에 초당 24프레임 상영이 가능하며 필름 공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제작비도 절감돼 차세대 미디어로 주목받고 있다. 애니메이션 공정이 점차 디지털화 됨에 따라 상영 방식도 서서히 바뀌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 디지털 조선일보의 관련 기사 중에서 -
말이 길어졌지만 블러드 더 라스트 뱀파이어의 화면은 상당히 깔끔하고 사실적이라는 것은 극명한 사실이다. 매우 훌륭한 Quality에 비해 너무 짧은 플레이타임과 수수께끼가 걸리기는 하지만 어깨에 메고 있는 긴 통에 일본도를 숨기고 뱀파이어 사냥에 나선 사야가 다음에는 어떤 모습으로 등장하게 될 지 기대된다.
- 몇 년전 칼럼으로 프리챌에 올렸던 글이라 지금의 상황과 조금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고보니 얼마 전 전지현이 헐리우드에서 영화화 되는 이 작품의 여 주인공으로 캐스팅 됐다는 기사에 대한 내용도 추가해야 요즘의 상황에 맞겠네요. [↩]
- One source multi use의 전형적인 예 라고 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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