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lin – 마녀, 여왕이 되다 #7


2008년 4월 29일 by 김 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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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대원들이 수색 작업과 동시에 상황 정리를 마치는 사이 에릭은 중대 본부로부터 보고를 받는 것 같았다. 소각 명령으로 트레이너와 천막등에 소이탄이 투척되어 불길이 치솟는 것과 동시에 아무도 탑승하고 있지 않던 APC가 급출발하여 옆으로 돌더니 마을 동쪽의 평원을 향해 기관포를 쏘아 댔다. 어디선가 로켓이 발사되는 신호를 탐지하고 자체 방어 시스템이 동작한 것이었다. 첫 번째 로켓이 APC 측면 장갑에 맞아 탄흔과 함께 폭음이 울린 것을 신호로 모든 사람들이 자세를 낮추며 엄폐물을 찾아 움직였다. 다행히 초탄의 피해가 크지 않았는지 APC가 주변에 연막탄을 터뜨리고 후진하자, 머리 위에서 얇게 베인 종이사이로 바람이 지나가는 듯한 날카로운 소리가 들려왔다. 잠시 후, 어디서 발사되었는지 알 수 없는 대전차 미사일이 공중으로부터 직선으로 낙하하여 APC의 상판에 명중했다.

소구경 기관포의 포탑에 명중해 APC가 폭발하자, 뒤이어 저격수의 총탄이 날아들었다. 방탄 슈트 표면에서 폭발하는 소구경 고폭탄에 의해 두 명이 분해되어 사라지고 나자 에릭의 다급한 외침 소리가 들려왔다.

“2시 방향으로 제압사격!”

아직 타지 않은 트레일러 아래 숨어 엎드려 있던 나는 망원경을 꺼내 2시 방향을 주시했다. 수십개의 예광탄 궤적이 날아들자 저격수의 공격이 멎었지만, 적의 정체도 위치도 확실하게 알 수 없었다. 남은 APC 한 대가 다시 연막탄을 주변에 터뜨리자 이번에는 부대원 두 명이 달려가 탑승하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잠시 후 CPC에 APC의 센서가 탐지한 데이터로 추정한 적 예상지점을 알리는 지형도가 수신되자 에린이 내가 숨어 있는 트레일러 쪽으로 뛰어왔다.

“어떤 놈들이지?”
“몰라. 하지만 에릭이 말한 보르조이는 아닌 것 같군.”

제압사격이 멈춘 틈을 타 내가 대답했다. 에릭이 말한 보르조이라면 저렇게 자신의 정체를 숨기며 저격하는 대신 공중 지원이나 포격을 시작으로 전면 공격을 시작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럼 유랑민들인가?”

에린이 이렇게 대답하고는 소총을 들어 스코프로 전방을 살폈다.

- 정찰기로부터 적 위치가 파악되었다.

CPC의 음성 채널로 에릭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나서 작은 화면에 추정 좌표가 반짝였다. 마을의 위치로부터 600미터 정도 떨어진 거리의 점을 가리키고 있었는데 스코프나 망원경에는 이끼류의 식물과 붉은 토양 뿐 특이할 만한 물체는 보이지 않았다. 상공을 날아가던 정찰기의 날개에서 불꽃이 일어나더니 곧이어 추락하는 것이 보였다.

“저렇게 날아가는 물체를 정확하게 저격한 것을 보면 유랑민이 맞겠군. 아무래도 저 정도 실력을 가지려면 같은 환경에서 지속적인 연습이 필요하니까.”

나는 에린에게 이렇게 말하고는 에릭을 연결했다.

- 유랑민들의 공격인 것 같은데 우리가 한 짓이 아니라는 것을 알리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 그렇게 하기엔 우리의 피해가 너무 큽니다. 게다가 그들에게는 우리나 보르조이나 별반 다르지 않은 상대니까요. 우리 역시 OTC 관리 행성에서 활동했다는 증거를 남겨서 좋을 일도 없구요.

- 하지만…….

나는 오해를 풀고 그들에게 보르조이나 정보원의 행방에 대해 묻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는 말을 하고 싶었지만 결국 하지 못했다. 그 사이 음성채널이 끊기고 명령이 전달되었다. 주변에 부대원 들이 던진 연막탄들이 피어오르고 열 탐지 센서가 장착된 대인 공격용 유탄이 공중을 향해 날아올랐다. 스코프에 정찰기가 보고한 지점에 유탄이 떨어져 폭발하는 모습이 보였지만 적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잠시 후 2소대의 인원 몇 명이 포복으로 전진하여 자리를 잡고 제압사격을 하는 동시에 우리측 저격수가 APC 쪽으로 이동하여 자리를 잡았고 바로 두 번째 유탄이 발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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