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9월 글모음

한탄가

2006년 9월 28일 목요일

한탄가
푸념섞인 인생살이
저리 살진 않으리라.
볕 안드는 방 한자락
할머니의 타령은 시작됐다.
어디의 가락인지
어디의 곡조인지
되는 대로 흘러나온
구십평생 인생사
듣는 이 하나 없이
한숨이 반, 눈물이 반
공부한단 손자놈은
옆방 구석 드러누워
그 놈의 타령소리
지겨워서 싫노라고
날 바뀌면 바뀌는
한탄소리 싫노라고
남 모르게 시작되어
눈물로 끝내노라면
찌그러진 은비녀는
옆으로 톡
흰머리는 출렁

저리 살지 않겠노라
타령소리 지겨워
저리 살지 않겠노라
허나
한 가락 노래 대신
되다만 글줄로
한탄을 시작했으니
피를 속이기 힘든 것을
그 때는 몰랐다.

고혈압성 두통의 남자

2006년 9월 28일 목요일

고혈압성 두통의 남자
머리에 테를 돌아
꽃이 피었다.
어디서 본 꽃인지
기억날 듯 기억나지 않는
붉은 무리가 피었다.
책상 가득 모여 든
첨단의 서적들은
성긴 모양으로 엉켜
날 기다리고 있으나
썩은 피가 가득한
머리의 불행을
이기지 못하고
머리엔 꽃이 피었다.
검붉은 꽃을 피워
가라앉을 두통이었으면 …
내려갈 혈압이었으면 …
한 방울
두 방울
하얀 휴지
머리에 테를 둘러
꽃이 피어나 무리 지었다.

Bad-Behavior 2.0.6

2006년 9월 27일 수요일

082님께 소개받아 사용하고 있는 플러그인 중에 Bad-Behavior란 플러그인 이 있는데[1] 쓰면 쓸 수록 강력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제 경우 이 플러그인을 설치하고 하루에 최고 100여개 가까이 들어오던 스팸이 10여개 밑으로 줄어 들었는데 가끔 "생각보다 스팸이 많이 들어왔네" 라고 생각하며 업데이트를 확인해 보면 새 버전이 나와 있더군요.
오늘도 5개 정도의 스팸이 처리를 기다리고 있길래 새 [...]

선택받았으나 원치 않는 자.

2006년 9월 24일 일요일

선택받았으나 원치 않는 자.
산 너머 삼안이 보이는 하곡 북쪽 작은 마을 어귀에 한 남자가 들어섰다. 검게 탄 얼굴빛과 갸름한 얼굴이 이질적인 느낌을 주는 이 남자의 뒤에는 사람형태의 검은 연기가 따르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을 연기라고 부르기에는 어폐가 있었다. 분명 바람이 불고 있는데도 그 연기는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마을을 향해 걸어가던 남자는 자신의 왼쪽 [...]

인형들이 모인 밤

2006년 9월 24일 일요일

인형들이 모인 밤
사량이 방안에 들어섰을 때 그의 눈에 뜨인 것은 바로 하진의 얼굴이었다. 어디선가 본 듯한 얼굴이라는 생각도 잠시, 손에 검은 색의 기이한 검을 붙잡고 누워 있는 남자를 그는 이내 알아보았다.
“아니!”
정신을 잃은 채 누워 있는 하진을 발견한 사량은 자신도 모르게 놀라 소리쳤다. 방금 어둠 속에서는 방으로 들어가는 남자가 누구인지 알아볼 수 없어 자신이 만났던 사람일거라고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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